2 > 자료보관함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자료보관함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23 15:36 조회1,534회 댓글0건

본문

솔 향 실은 바람의 소리

(동기회 홈페이지에서 발췌)

김병택 (38)

 

보릿고개를 아시나요?

 

세대 간에 정서의 격차가 심각하다고 뜻 있는 어른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보릿고개라는 용어는 그야말로 세대격차를 실감나게 하는 말일게다.

1950년대 1960년대에 농촌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어른들은 보릿고개 혹은 절량농가(絶糧農家)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친다.

어릴 때 처절하게 경험한 보릿고개를 자식들에게 설명해 보지만 자식 세대는 어른들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시느냐는 식으로 시큰둥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농지개혁 이전에 농촌에서 겪었던 식량사정이라면 회상하기조차 민망한 처지다. 농지개혁 이후에는 식량사정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보릿고개는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했던 연례행사였다.

1949년에 제정한 농지개혁법에 의거하여 유상몰수 유상분배 원칙을 준수하여 농지개혁을 단행했다. 정부가 강제로 매수한 농지가격은 평년작의 150%에 해당하는 현물이었다. 이 농지 대금을 5년간 균분 상환하는 조건으로 소작농에게 농지를 분배했다.

졸지에 소작농이 자작농(自作農)으로 성장했으니 그야말로 천지개벽이 일어난 정도로 세상이 뒤 바뀐 셈이었다. 그렇긴 해도 호당 경작규모가 영세하고 기술부족으로 소출이 낮아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점심을 고구마로 때우며 가을에 수확한 벼를 겨울 내내 아껴먹었지만 봄이 오면 식량이 바닥나는 농가가 속출했다. 이런 농가를 절량농가(絶糧農家)라 불렀다.

쌀뒤주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으니 고구마 이른바 물고매로 연명해 나가는 처지였다. 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버티어 나가야 했으니 이를 보릿고개라 불렀던 것 같다.

보관한 고구마에 싹이 돋기 전에 먹어치워야 했다. 고구마가 싹이 나거나 썩어 먹지 못하면 보릿고개는 절정기에 달하게 된다.

이때쯤이면 하얀 찔레 꽃이 만발한다. 찔레순을 꺽어 먹어서 좋았지만 쌀밥처럼 보이는 하얀 찔레꽃이 예쁜 모습으로 보일 리 만무했다.

찔레꽃이 피기 시작하면 딸집에 가지 말라는 말이 농촌에 전해져 왔다. 찔레꽃이 피는 시기에 오랜만에 딸집에 나들이 온 친정어머니께 딸은 반가운 내색을 감추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어머니 재를 넘어 오실 때 길가에 핀 하얀 찔레꽃을 못 보셨나요?”

모처럼 친정어머니가 오셨는데 대접할 양식이 떨어졌으니 이를 어찌해야 하나. 애간장 태우는 딸의 사정을 보릿고개를 경험한 자들은 이해할 수 있다.

보리를 수확하기 전까지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해 가야만 했다. 대표적인 초근은 칡뿌리였고 목피는 소나무의 속껍질이었다. 아이들은 들에 나가 찔레 순을 꺽어서 맛있게 먹었다.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지만 영양실조인 손자에게 부황 낌새가 보이기 시작하면 할머니는 비상수단을 강구하셨다. 풋보리로 먹을거리를 마련하셨다.

알맹이는 차 있지만 아직 단단하게 영글지 않았으므로 보리를 수확하려면 더 기다려야만 했다. 할머니가 풋보리 모가지를 잘라 시루에 쪄서 말린 후 절구에 넣어 빻으면 알곡은 아니지만 사래기를 얻을 수 있었다. 보리사래기로 죽을 끓여 손자들에게 먹였다. 가루를 내어 쑥에 섞어 시루에 찌면 맛있는 쑥범벅이 되었다.

요즘에는 별미로 찹쌀가루로 쑥범벅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할머니들이 만드신 별미라기보다 보릿고개 추억을 되살리며 쑥범벅에 대한 고마움을 제시하기 위한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도시에서는 간접적으로 보릿고개를 겪었다. 농촌에 보릿고개를 겪는 시기에는 쌀과 보리쌀의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어 시장가격이 오르게 되었다. 저소득층은 식량을 아껴먹어야 했으므로 이 시기를 단경기(端境期) 라 했다.

장사익이 작사 작곡하고 노래한 찔레꽃에 도시가 겪었던 보릿고개의 정서가 잘 드러나 있다.

 

찔레꽃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 노래하며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당신은 찔레꽃

찔레꽃처럼 울었지 당신은 찔레꽃

 

 

 

노루처럼 쓸개 없는 녀석

 

분별력이 좀 모자라 천방지축 날뛰는 젊은이를노루처럼 쓸개 없는 녀석이라고 어른들은 핀잔하시곤 했다. 사소한 일일망정 차분하게 잘 처리해 내길 바라지만 그러지 못하고 덤벙대는 젊은이를 보고 어른들은 노루처럼 쓸개가 없는 녀석이라고 꾸지람하셨다.

노루는 몰이꾼들에게 쫓겨 달아나는 도중에 우뚝 멈추고 뒤돌아 보는 습성이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수가 총을 쏘아 노루를 쓰러뜨린다.

노루가 도망가다가 어째서 불현듯 멈추고 뒤돌아 보는지 알 수 없다. 어른들은 노루는 쓸개가 없는 짐승이라 좀 모자라서 그런다고 믿었다. 전통 한방에서도 쓸개는 분별력이나 판단력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정말 노루한테는 쓸개주머니가 없을까? 필자는 어른들 말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노루를 해부해 보고 쓸개주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우리 어머니는 젊은 시절에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해 보지 않은 장사가 없을 정도로 고생이 많으셨다. 시내에서 거주하시다가 아들 딸 공부 시켜놓고 노후를 대비한다는 깊은 뜻으로 귀향하여 젖소목장을 경영하시었다. 너무 억척스럽게 일을 하시어 팔과 다리의 뼈마디마다 관절이 아픈 이른바 전신 관절염을 않고 계셨다.

노루 뼈를 고아먹으면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시골 여기저기에 계시는 지인들에게 노루를 잡으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해 두었다.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덫을 설치하여 노루나 고라니를 생포하곤 했다. 우리 어머니의 관절염 치료제로 요긴하게 활용한다고 알려져 인근 마을에서 노루를 생포하면 어머니 댁에 가져왔다.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오면 나는 곧바로 시골에 가서 노루를 해체했다. 어른들의 말처럼 정말 노루한테 쓸개주머니가 없는지 내장을 들어낼 때 확인해 보았다. 간위에 붙어 있어야 할 쓸개주머니가 없었다.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확인했지만 어른들의 말씀 그대로였다.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축산학과 모 교수가 양록협회(養鹿協會)에서 연구비를 받아 사슴연구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연히 학교 뒤 산 넘어 동네 식당에서 만나 같은 방에서 식사를 할 기회를 가졌다. 나는 그 교수에게 쓸개 없는 사슴 연구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위로했다.

노루처럼 쓸개 없는 녀석이라고 핀잔주는 어른들의 말씀을 확인하기 위해 노루를 해부해 보고 쓸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노루가 쓸개 없으므로 노루와 같은 과에 속하는 사슴도 당연히 쓸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축산학과 교수는 쓸개 없는 동물이 있을 수 없다고 강변하니 나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둘은 식당에서 재회했고 마침 그 자리에 해부학을 전공하는 수의학과 교수가 동석했다. 나는 그 교수에게 노루같이 쓸개 없는 녀석이라는 어른들의 말이 빈말이 아니며 축산과 교수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나를 무식하다고 핀잔만 준다고 일러 바쳤다.

그 교수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 노루와 사슴은 쓸개가 없다는 사실이 해부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데 축산학과 교수가 그 사실을 모르면 낭패라고 한심하다는 투로 내뱉었다.

쓸개주머니가 없는 동물은 노루, 사슴, 고라니, , 낙타, 쥐 등 모두 8종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쓸개 액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이며 초식가축 중 적을 피해 빨리 도망가야 하는 동물은 쓸개주머니가 달리는 데 방해가 되니 퇴화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언급했다.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 액은 간에서 위로 직접 전달된다고 한다. 초식 가축은 지방질을 섭취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쓸개 액을 쓸개주머니에 저장해 둘 필요가 없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 같았다.

옛날 어른들은 노루를 잡아 내장을 들어낼 때 쓸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노루같이 쓸개 없는 녀석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으로 믿어도 될 것 같다.

 

 

 

눈 흘기면 도다리 된다.

 

힐끔 힐끔 곁눈질 하지 말라고 충고하실 때 우리 어른들은 재취 넘치는 유머로 표현하셨다. 매사를 직시해야만 문제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여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요즘말로 표현하면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정면 돌파해야한다는 충고이다.

우리 어른들은 어찌하여 생선인 도다리에 빗대어 말씀하셨을까? 도다리라는 생선은 물속을 헤엄쳐 다니지 않고 바다 밑에 배를 깔고 누워 서식한다. 눈을 보고는 언제나 눈을 흘기고 있는 모습으로 착각하게 된다.

생선은 눈 두개가 머리 좌우 양면에 붙어 있지만 도다리는 한쪽에 치우쳐 있으므로 생긴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정면을 향해 보지 않고 한쪽으로만 쳐다보고 있으니 도다리처럼 눈 흘긴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다.

도다리와 생긴 모습이 유사하지만 몸집이 도다리 보다 큰 생선이 광어이며 양식하여 맛있는 횟감으로 널리 애용하고 있다. 도다리와 광어는 생긴 모습은 유사하지만 눈의 위치가 정 반대이다.

우스개로 도다리와 광어를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묻는다. 재치가 있는 자는 명쾌하게 좌광 우도라고 답한다. 두 눈이 좌측에 몰려 있으면 광어이고 우측에 몰려 있으면 도다리라 이해하면 된다. 우리 어른들은 하찮은 생선을 두고도 유머로 잘 표현한 점을 생각하면 놀랍기 그지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좌측과 우측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조 때는 지금의 경상북도를 경상좌도, 경상남도를 경상우도라 불렀다. 학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반도 지도를 보면 경상북도가 오른쪽에 경상남도가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데 어째서 경상남도가 경상우도이냐고 우긴다.

좌측, 우측을 구분할 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으니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했느냐 하는 점이다. 한양에 있는 임금이 내려다 보면 경상북도가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좌광우도라고 할 때는 사람이 생선을 보고 좌측과 우측을 구분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일어나 말다툼으로 이어진다.

 

 

 

 

저자 약력 및 주요 저서

 

성 명 : 김병택(金秉鐸)

생년월일 : 19491229

출 생 지 ; 진주시 명석면 가화리 서현마을

직 업 : 교수(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자원경제학과)

직장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501 경상대학교

(Tel 055-772-1841)

자택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강남로 255 번 길 18 현대아파트 나동 1007

(Tel 055-753-9613/010-9303-0966)

E-mail :kbt@gnu.ac.kr

 

 

학 력

1965. 3 1968. 2, 진주고등학교

1969. 3 1973. 2,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학사)

1977. 3 1979. 2, 서울대학교 대학원 농업경제학과 석사과정

(경제학석사)

1980.10 1981. 3, 일본 경도대학 농학부 연구생

1981. 4 1984. 3, 일본 경도대학 대학원 농림경제학과 박사과정

(농학박사)

 

 

경 력

1979. 1 1980.10, 한국농촌경제 연구원, 연구원

1984. 5 1988. 8, 경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조교수

1989. 9 1994. 8, 경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 부교수

1994. 9 2013.12, 경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1987. 4 1989. 3, 농림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1990. 3 1995.3, 경상남도 지역경제협의회, 위원

1991. 6 1995. 6, 경상남도 농촌진흥원, 겸직 연구관

1992. 1 2012,12 경남일보 객원논설위원

1992.12 1998.12, 경남개발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1995. 2 2000.12, 경상남도 세계화추진위원회, 위원

1995. 1 2000.12, 진주시 농정 심의위원회, 위원

1995. 1 2000.12 경상남도 농정심의원회 위원

1998. 1 1999.12 농림부 농정평가 자문위원회 위원

2001. 9 2005.12 농림부 농업과학정책심의회 위원

2013. 3 ~ 2015. 2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15. 2 경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정년퇴임

 

 

주요 저서

ㅇ 「한국의 농업정책개정증보판. 도서출판 한울, 2014.3

ㅇ 「한국의 쌀정책, 도서출 한울, 2005.3

ㅇ 「한국 농업농촌 100년사, 농림부, 2003.3

ㅇ 「한국의 농업정책, 도서출판 한울, 2002.3

농어촌 구조 개선사업 백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0.2

21세기의 지역개발 -경남의 전망- ,경남개발연구원, 1999.8

ㅇ 「21세기의 지방, 탐프린, 1998

ㅇ 「지방의 도약 - 국가발전의 새 전기-, 홍문사, 1995.

ㅇ 「경제발전과 미곡정책 - 전개과정과 발전방향, 연구총서 14,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98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2017 http://cjk1438.or.kr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